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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후기

우울증 극복기 : 정신과 진료 외에 우울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는 것들

by 세서미라이프 2022. 11. 6.

 

점심시간에 걷기

의사가 권유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차 출근을 하고 육아를 하기 때문에 운동 시간이 없으니 점심시간에 5분이라도 좋으니 밖에서 걷는 시간을 가지라고 했습니다. 우울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고, 운동을 하면 BDNF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우울증 완화에 좋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걸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름에는 걷기가 쉽지 않았지만 회사 건물에 가려 그늘진 짧은 거리라도 왔다 갔다 했습니다. 걷기 한 번으로는 기분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걷는 것이 쌓이면서 내가 무언가 노력을 하고 있는 행위가 만족을 주었습니다. 또 내원 시 꼬박꼬박 걷고 있다고 말해주면 의사가 잘하고 있다는 응원을 해줍니다. 그러다 보면 성취감도 쌓여서 기분이 괜찮아졌습니다. 


스쿼트

약을 복용하여 마음에 약간의 안정을 찾으면서 또 하나 시작하게 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스쿼트입니다. 이전부터 체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운동을 하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 몸이 힘들어지는 것이 싫어서 운동을 정말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울증도 걸리고 대상포진도 걸려서 더는 내 몸을 방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스쿼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피톨로지의 『생존체력 이것은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스티븐 기즈의 『탄력적 습관』 세 가지 책을 참고로 삼았습니다. 이 책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1. 스쿼트는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초보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운동이다(생존체력)

2. 내 몸은 급격한 변화를 싫어하기에 내 무의식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늘려나가야 한다 (습관의 힘)

3. 습관 기록을 하면 내가 지금까지 했던 습관들이 한눈에 보여서 성취감이 생길 수 있어 습관을 지속해나갈 수 있다(탄력적 습관)


그래서

1. 스쿼트를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에 한 개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늘려나간다.

2. 정말 하기 싫을 때에는 다시 하루 한 개로 돌아가도 괜찮다.

3. 노트에 스쿼트 했던 날짜와 횟수를 기록한다.

 

세 가지 원칙을 세워서 스쿼트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열번 정도 할 때까지는 이게 운동이 되나 싶었고, 서른개 쯤 찍었다가 하기 싫어서 한번만 할 때는 왜 하는가 싶어서 좌절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동안의 기록을 보면서 내가 이만큼 해왔다는 걸 시각적으로 느끼고 나니 차츰차츰 습관이 붙더군요. 기복이 조금씩 있었지만 현재는 스쿼트를 하루에 90회씩 합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점심시간 걷기와 더불어 스쿼트도 하니 체력이 붙은 게 느껴집니다. 일하면서 체력적으로는 힘든게 많이 줄었습니다. 허벅지가 예전에 비해 단단해진 걸 느끼면서 소소한 만족을 합니다. 체중이 주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허리가 살짝 들어갔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매일 아침에 스쿼트를 하고 나서 내가 우울증 환자가 아니라 성공하는 인간이라는 만족감과 성취감이 든다는 점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약을 먹으면서 무기력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나서 하게 된 것입니다. 심한 우울증이라면 혼자서 작은 것이라도 뭔가를 시도해보는 것 자체가 무척 힘이 들것입니다. 자꾸 극단적인 쪽으로 생각이 들고 무기력하다면 꼭 병원을 방문해서 치료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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