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아이와 제주도 여행을 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제주도 간 적이 있어서 그때 조사했던 내용을 다시 보려고 하던 와중에 적어놨던 후기같은 일기가 있길래 가져왔습니다. 아마 불로그에 올리려고 적었다가 까먹고 안 올렸던 것 같습니다. 추억을 되살릴겸 제주 여행을 리마인드하고 다시 일정을 새로 짜는데 도움이 될겸 올려봅니다. (사진은 모바일로 작성하다보니 첨부가 어려워 훗날 기회가 되면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른 둘과 20개월 남아 1명이 제주도에 3박 4일로 갔다왔습니다.
일정
1일차
김포공항- 제주공항 - 유아휴게실에서 아이 점심 먹이기(레토르트 볶음밥) -공항에서 렌터카 셔틀버스를 타고 sk렌터카 이동 - 렌터카 인도- 제주국담 - 르에스까르고- 롯데마트에서 장 보기 - 더달달 펜션 도착 - 협재해수욕장 - 제주홍돈 - 숙소
2일차
아침 바당길 - 오전 실내풀에서 물놀이 - 점심 우영담- 제주절물자연휴양림 - 동문시장 - 숙소 저녁 (서울분식 떡볶이 김밥)
3일차
아침 숙소 - 오전 실내풀 물놀이 - 점심 임순이네 - 쉬리니케이크 들려서 테이크아웃 -오후 아쿠아플래닛 - 저녁 해왓 - 숙소
4일차
그동안 사뒀던 빵 케이크 떡으로 아침 - 아점 바당길 - 숙이네보리빵 - 제주공항-김포공항
관광지후기(20개월 아기에게 적합할까?)
1. 아쿠아리움
비가 많이 와서 어쩔수 없이 선택하긴 했는데 20개월 아기는 아쿠아리움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물고기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들래미는 수많은 물고기를 보는 것보다는 설치된 놀이기구와 아쿠아리움 계단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공연도 이 정도 연령의 아이와 보기 어렵습니다. 초반 15분 정도는 집중하였으나 그 후에는 밖에 나가자고 울기 시작해서 공연을 보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물고기는 무서워하거나 관심이 없었습니다. 뽀로로파크 가도 탈 수 있는 기구가 몇개 안 된다고 생각해서 아쿠아리움을 갔는데 그냥 뽀로로파크가는게 훨씬 더 좋을 뻔 했습니다.
2. 시장 :
원래는 코로나 시국이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는 들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동선상 볼만한 데가 동문시장밖에 없어서 갔습니다. 아들래미가 별로 좋아하지 않을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구경이 재미있었는지 유모차에 가만히 앉아 있거나 물건들을 잡으려고 손을 뻗기도 햤습니다. 계속 직진해서 구경거리를 바꿔줄 수 있으면 ok, 한군데에 서서 계속 구경해야 한다면 비추합니다.
3. 절물자연휴양림
일단은 아이가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휴양림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아빠한테 안겨서 이동하는 걸 좋아했달까요. 아니면 아기는 엄마아빠 손 잡고 정자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걸 좋아했달까요. 아니면 아빠가 나무데크에서 유모차로 빠르게 밀어주는 걸 좋아했달까요. 어쨌거나 가족들과 숲 속에서 산책을 하고 싶다는 소원은 이뤄서 좋았습니다.
4. 해수욕장
이건 물어볼 것도 없을 것 같지만, 완전 추천합니다. 아이가 모래놀이랑 물 참방참방하는 거에 환장을 했습니다. 너무 좋아해서 나중에 데리고 나오는 게 어려웠고 모래 씻기는 게 좀 난감하긴 했습니다. 해수욕장을 간다면 여벌옷과 수건은 필수입니다.
5. 풀장에서 물놀이
저희 아이는 생각보다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집에서 대야에 물 받아 놓고 물 참방참방 하는 건 좋아했는데 튜브 타는건 무서워 하더군요. 신생아 때부터 목튜브를 태우면서 물에 동동 뜨는 걸 익숙하게 해야 튜브놀이를 좋아하나봅니다. 그래도 아빠랑 물놀이 장난감을 가지고 30-40분 정도는 잘 놀았습니다.
아기 밥 먹이기는 어떻게 할까
저희 아이는 당시 어린이집을 다녀서 유아식을 먹었습니다. 아예 이유식만 먹으면 실온 시판 이유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텐데 밥과 반찬을 먹는 아기에게 시판 유아식은 종류가 많지 않아 애매했습니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1. 어른 밥집은 한식집을 선정한다
일단 공기밥을 나눠서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먹일 수 있고, 반찬도 안 짜고 안 매운 건 먹일 수 있습니다.
2. 레토르트 볶음밥과 레토르트 소스 준비 :
식당에서 어른 밥 덜어서 레토르트 소스 비벼주면 잘 먹었습니다. 또 레토르트 볶음밥을 데워달라고 해서 먹이면서 애가 먹을 수 있는 반찬들을 조금 덜어서 먹인다.
3. 엄마표 볶음밥
저희는 펜션에 머물러서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 들어가기 전에 대형마트에 들려 볶음밥야채와 작은 햇반 계란을 샀습니다. 그리고 조식으로 야채계란볶음밥을 만들어 먹였습니다.
4. 요미요미, 아기 과자 준비하여 간식 시간에 먹이기
평소에 과자는 잘 먹이지 않었는데(딴게 아니라 아기 과자는 엄청 비싸니까요 ㅎㅎ) 이 때만큼은 아낌없이 많이 사놓고 아기 달래기 용으로 썼습니다.
그 외에 엄마들이 김이나 후리카게를 준비해서 밥을 싸 먹이거나 주먹밥을 만들어서 먹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아니면 아예 유아식을 이유식처럼 만들어서 얼려가지고 갖고다니는 경우도 있다는데 저는 그 정도의 정성은 못 들이겠더군요.
이렇게 먹이기는 했는데 평소 많이 먹는 아가라서 그런지 아니면 여행 중에 워낙 많이 움직여서 그런지 여행 후에 올챙이 배가 사라졌었습니다. (금방 원상복구되기는 했다)
비행기에서 조용히시키기 팁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튜브 동영상이겠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최대한 영상매체 노출을 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던 시기라서 그 외의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아래는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얻는 팁들이자 아들에게 적용했던 것들입니다.
1. 비행기 타기 전까지 열심히 돌아다니게 해주기 :
지쳐서 잠들게 하는 거라고 하던데 출발 비행기에서는 확실히 꿀잠에 빠져서 편하게 갔습니다. 돌아올 때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2. 스티커놀이 :
스티커놀이 사서 붙이게 해주는 것. 확실히 소란 피우지 않긴 하더군요. 좌석에 붙이려고 하는 게 탈이긴 하지만요. 핑크퐁 스티커인데 붙였다 뗐다가 쉬워서 이상한데 붙여도 뗄 수 있는 걸로 구입해서 갔었습니다.
3. 그 외 가볍고 시끄럽지 않은 장난감 :
두들북 같은 것도 괜찮습니다.
더달달 숙소 후기
코로나 시국이다보니 신경썼던게,
1. 독채펜션
2. 9월 중순에 가서 안 더워도 물놀이를 할 수 있게 단독 실내 온수풀이 있을 것
이었는데 마침 여행 내내 비오고 궂은 날씨라서 온수풀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물놀이를 기존 블로그 후기랑 달랐던 점 : 마당에 모래놀이 하는 곳은 화단으로 바뀜, 트램펄린은 있음, 웰컴푸드 구성이 약간 다름, 주방에 정수기가 추가됨( 따로 페트병 생수도 준다), 냉장고가 후기에서 작다는 말이 있어서 그런지 좀 더 큰 사이즈로 교체됨
펜션 만족한 점
1. 독립된 생활공간
주인집이 옆에 있으나 차양으로 창이 가려져 있어서 테라스도 독립된 생활 보장되었습니다. (물론 여행 내내 궂은 날씨라 테라스 밖에 나가 앉아보지 못했습니다.)
2. 인테리어와 편의용품
깔끔하고 층고 높은 거실겸 주방, 아늑한 화이트 풍의 침실
돌로 된 싱크대 상판, 원목식탁, 카페 온 듯한 느낌을 주는 bgm과 스피커 등등…소품 하나하나가 예쁘고 제 취향저격이었습니다 (화이트 색상의 헤어드라이기, 스킨케어제품, 양치컵, 주방의 그릇들, 회색의 고무장갑이랑 형광색이 아닌 일회용 수세미). 나중에 이런 인테리어를 갖추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닥까요?
전자제품이나 집기 등도 훌륭했습니다. 세탁기,정수기,인덕션, 전자레인지, 며칠 먹거리 넣어놓기 좋은 사이즈의 냉장고, 커피포트,토스트기기 등의 가전기기 때문에 펜션 내에서 간단한 빨래나 취사 하기에 좋았고, 그릇도 어른 그릇 아이그릇 갖춰줘서 괜찮았습니다.
3. 비오는 날에 적합한 실내온수풀과 적당량의 장난감들
두 세시간 전에 미리 물을 받아둬야 하긴 하지만 추가요금 없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온수풀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튜브랑 소소한 장난감이 구비되어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키즈 펜션 보면 너무 장난감이 많아서 정신 사나운 곳도 있던데 이 곳은 아이 장난감이 적당히 있어서 번잡하지 않았습니다(치우는 수고로움이 줄었죠).
4. 기타 사소한 것들
보일러가 독립되어 있어서 일산화탄소 중독 같은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현관 옆에 수돗가가 있어서 해수욕 하고 나서 모래 묻은 장난감이나 옷을 빨기에 좋습니다.
사족으로, 쉬리니케이크가 근처에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 집 케이크는 시트가 크림처럼 사르르 녹습니다. 여행 후에도 그 맛이 가끔 생각날 정도입니다. 이 근방을 지나신다면 꼭 먹어보길 추천드립니다.
식당 및 빵집 후기
처음 제주 여행할 때는 아기의자 여부가 굉장히 신경쓰여서 식당에 아기의자 있나 포스팅을 샅샅이 뒤져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다니면서 느낀건 엔간히 큰 한식당이라면 아기 의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차피 아기 밥 때문에 한식당을 가게 되니 크게 아기의자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의자가 없더라도 유모차가 대신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신다면 휴대용 부스터를 가지고 다니셔도 됩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식당(작고 인테리어 아기자기하고 음식이 되게 사진 찍기 좋게 나오는 곳)이라면 아기 의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노키즈존일 가능성이 커서 검색할 때부터 제외했습니다.
카페나 빵집은 (애기랑 같이 노닥노닥할 수 없다는 현실을 잘 알기에) 애초에 테이크아웃을 생각하고 들렸었습니다.
르 에스까르고
제주 3대 빵집이라고 해서 들림. 굉장히 작은 집. 시간대별로 빵이 다르게 나와서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함. 갓 구운 빵은 정말 환상적으로 맛있다. 추천.
이었는데 22년 4월 현재 카카오맵에서 삭제된 것처럼 나옵니다. 설마 폐업한걸까요?
쉬리니케이크
케이크 시트가 크림처럼 사르르 녹는다. 케익 가격대가 있지만 한 조각이 큰 편이라서 그리 비싸지도 않다. 강추. 가게 여는 시간이 애매하긴 한데 근처에 있다면 꼭 한번 들려서 먹어봐라. 홀케익은 예약주문도 받으니 먹어보세요 제발.
숙이네보리빵
빵 좋아해서 그런가 그저 쫀득쫀득하니 맛있었습니다. 팥 들어간 보리빵은 호빵 대용으로 먹어도 괜찮습니다.
제주국담
아기 의자 있고, 유아 그릇 식기 제공해줍니다. 약간 짜긴 한데 돼지고기국수는 아기랑 나눠서 먹기에도 괜찮았습니다. 깔끔한 인테리어, 담백한 맛의 아기랑 갈 수 있는 감성맛집이었던것 같습니다. 골목길이라 주차는 불편했습니다. 앞에 3대 정도 주차 공간이 있으나 비어 있으리란 기대는 하지 마세요. 식당 자체는 추천합니다.
제주홍돈
아기의자 있었고, 주차는 골목에 알아서 대야 했습니다. 친절하고 고기 맛이 좋았습니다. 세트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는데 단품으로 시키면 그럭저럭 저렴하게 흑돼지 맛 볼 수 있습니다. 아기가 고기를 잘 먹는 게 아니면 밥이랑 계란찜 정도만 먹일 수 있고 레토르트 먹여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임순이네
보말칼국수집입니다. 아기 의자 없어서 아이를 고정시켜놓을 수 없어서 약간 불편했습니다. 로컬 맛집 느낌입니다. 한번쯤 먹어볼만 함. 로컬 음식 먹어보고 싶다면 한번쯤 들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당길
남편이 마음에 들어해서 두 번이나 갔다온 집입니다. 항구를 볼 수 있는 테라스(?)쪽 입식식탁도 있고, 좌식 상이 있어서 아기랑 같이 먹을 수도 있습니다. 톳밥이랑 죽이 간이 없어서 아이 먹이기 최고. 맛 자체도 괜찮았습니다. 추천합니다
우영담
전복돌솥밥을 먹었습니다. 아기의자가 있긴 한데 하나밖에 없어서 그 전 일행에 아기가 포함되어 있으면 아기의자 사용을 못했습니다. 대신 휴대용 유모차 정도는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 유모차에 앉혀서 밥을 먹였습니다. 밥은 가격에 맞게 깔끔하게 잘 나옴. 아기랑 나눠먹기엔 아기 입맛에 맞는 반찬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해왓
갈치구이 옥돔구이 등 생선구이가 많이 있는 집입니다. 주차할 데 많고 아기 의자도 여러 개 있는 듯합니다. 식당이 큰 편이라서 구석에 앉아서 먹으면 크게 눈치 안 보고 먹을 수 있습니다. 시설이 새로 생겼는지 깔끔한 편이었습니다. 옥돔구이와 성게미역국을 주문했는데아이가 매우 잘 먹었음. 어른 입맛 기준으로 담백한 편이라서 아이랑 같이 먹기에 좋다. 추천합니다.
음식점은 갔던 데는 카카오지도(네이버/구글/카카오 중에서 가장 별점을 짜게 주는 카카오지도!) 여행동선 근처의 식당을 평점 기준으로 검색해서 맛이 좋고 깔끔한가 위주로 골라서 웬만하면 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마무리
이 당시 임신으로 몸이 무겁고 회사 일이 힘들어 마음이 괴로웠던 때인데 여행을 하면서 모든 근심걱정을 잠시나마 내려놓았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여행 전에는 3박 4일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너무 짧게 기간을 잡았나 싶어 아쉬움이 정말 컸습니다. 아이는 이 때 비행기도 타보고 바닷가도 가봤던 것을 기억하지는 못합니다만 그래도 가슴속에 그 때의 행복했던 순간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도 여행의 행복한 감정이 가슴속에 심어지길 기원합니다.
'육아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아우울증 징후 : 정신과 진료 이후 느끼지 않게 된 이상한 기분들 (0) | 2022.09.19 |
---|---|
육아 우울증 정신과 치료 후기 : 내가 먹었던 약들 (0) | 2022.09.18 |
육아 우울증 정신과 치료 후기 : 육아가 너무 힘들고 미쳐버릴것만 같다면 (0) | 2022.08.29 |
이대서울병원 17개월 아기 입원 후기 (0) | 2022.06.11 |
돌잔치 준비하기 및 돌잔치 후기(63빌딩 백리향,스트릿가든) (0) | 2022.02.18 |
댓글